당근마켓에서 중고 거래했는데 훔친 물건? (장물취득)
By 엔케이 법률사무소
당근마켓 등 중고 거래 플랫폼을 이용해 중고 거래를 해보신 적이 있나요? 많은 사람이 중고 거래를 통해 필요한 물품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하고 있습니다.
중고 거래는 판매자가 판매하고자 하는 물품의 사진, 설명과 함께 원하는 금액을 게시해두면 그 물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사람이 문의하여 구매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중고 물품의 거래는 개인 간 거래이기 때문에 사기 피해를 입어도 보호받기 어렵고, 물품의 구매처나 취득한 곳을 알 수 없기에 장물 거래의 위험이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법적 분쟁의 당사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유의하여야 하는데요.
대표적인 중고 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 역시 상품판매 운영정책 중 판매 불가 상품으로 ‘불법 습득물 및 장물’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형법 제362조(장물의 취득, 알선 등)
① 장물을 취득, 양도, 운반 또는 보관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전항의 행위를 알선한 자도 전항의 형과 같다. |
장물취득죄는 형법 제362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장물취득죄를 이해하기 위하여 ‘장물’과 ‘취득’의 의미를 먼저 짚고 가겠습니다.
[장물]
장물이란 절도, 강도, 사기, 횡령 따위의 재산 범죄에 의하여 불법으로 가진 타인 소유의 재물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장물을 사고판 경우에는 ‘장물취득죄’로 형사 처분될 수 있습니다.
[취득]
장물취득죄에 있어서 ‘취득’의 의미를 밝힌 대법원의 판결이 있습니다.
장물취득죄에서 ‘취득’이라고 함은 점유를 이전 받음으로써 그 장물에 대하여 사실상의 처분권을 획득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단순히 보수를 받고 본범을 위하여 장물을 일시 사용하거나 그와 같이 사용할 목적으로 장물을 건네받은 것만으로는 장물을 취득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대법원 2003도 1366 판결) |
😱 장물취득죄가 무서운 이유
‘장물취득죄’가 일반 범죄보다 무서운 이유. 두 가지로 살펴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이유는 장물취득죄의 형량이 매우 무겁다는 점입니다. 유독 형량이 무거운 이유는 불법적인 재물에 관하여 재차 범법 행위를 저지른 것이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해당 물품이 도난된 물건이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알아야만 성립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정황상 장물임을 알 수 있거나 의심할 수 있던 상황이라면 본 혐의가 인정되어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에 장물취득죄가 무섭게 느껴질 수 있죠.
☑️ 장물취득죄의 성립 요건
장물취득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장물이라는 사실을 알고 물품을 취득해야 하는데요. 당근마켓에서 물건을 구매한 경우 해당 물건이 장물인지 인지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장물취득죄가 성립할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장물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하고도 이를 취득한 경우에는 장물취득죄 성립을 인정하기도 합니다. 여러 가지 정황을 잘 따져봐야 하죠.
🚲️장물임을 밝힌 자전거, 거래 성사되었다면?
당근마켓에서 훔친 자전거를 급히 처리한다는 내용의 판매 글이 올라왔습니다. 장물임을 밝혔는데도 글이 게시된 지 9분 만에 3건의 문의가 들어왔다고 합니다.
만약 훔친 자전거에 대한 거래가 성사되었다면 이때 장물취득죄가 성립할 수 있을까요? 네, 판매자가 훔친 물건임을 명시했기 때문에 구매자는 해당 물건이 장물인 것을 인지하였겠죠. 따라서 장물취득죄가 성립합니다.
🎮️장물임을 모르고 구매한 게임기, 소유권은 누구?
남편 몰래 게임기를 팔아버린 아내, 이는 곧 타인인 남편 소유의 물건인 게임기를 팔아버린 사례인데요.
무권리자인 아내의 처분행위이기 때문에 거래 자체를 무효로 볼 수 있습니다만, 민법 제249조(선의취득)는 매수한 사람이 선의, 무과실일 경우 소유권을 취득한다고 본 사례도 있습니다.
‘선의 취득’이란 쉽게 말해 판매자는 구매자가 소유권자가 아닌 사실을 모르고 샀고[선의], 그 점에 과실이 없기 때문에[무과실] 정당하게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만약 주의했다면 타인의 물건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을까요? 게임기 구매자는 아내가 남편 소유의 게임기를 몰래 팔았다는 사실을 알 방법은 없기에 ‘선의’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게임기 구매자는 선의, 무과실로 게임기를 선의 취득할 수 있습니다.
구매자가 당근마켓 등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거래되는 모든 물건을 의심하고 장물인지 확인하며 구입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하지만 과도하게 저렴한 가격으로 팔거나 고가품임에도 보증서가 없는 경우 등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다면 소비자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