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고 성추행, 기억이 안 나면 해결방법은?
By 엔케이 법률사무소
성범죄와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는 인물이 의외로 성범죄를 저지른다면, ‘술에 취해서’ 저지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술은 자제력을 약화시키며, 때로 정신마저 잃게 만들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성추행을 당한 피해자가 가해자를 신고해도, 막상 가해자는 기억조차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실 가해자 입장에서는 조금 황당한 상황이죠. 분명 자신에게는 성추행한 기억이 없는데, 피해자가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니까요.
억울한 마음에 ‘무고 아니야?’ 하고 의심해 보기도 하지만, 증거나 증인이 있다면 이러한 의심 자체도 치명적입니다. 2차 피해로 연결될 소지가 있어서, 재판에서 불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죠.
🥴 성추행이 정말 기억나지 않는다면, 이렇게!
성범죄는 무엇보다 피해자와의 합의가 중요한 범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합의만 잘한다면 기소유예를 받을 수도 있는 반면, 합의가 되지 않는다면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에서 구속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성추행으로 신고 당했는데 심하게 음주한 탓에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먼저 ‘아주 조금이라도 피해자의 몸을 만진 기억이 없는가?’를 따져봐야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말은 ‘아주 조금이라도’입니다. 흔히 술에 취하면 흥겨운 나머지 행동을 과하게 하기도 하는데요. 이 때문에 피해자에게는 충분히 성추행으로 느껴지는 행동이, 가해자인 자신에게는 ‘가벼운 접촉’으로 생각될 수도 있습니다.
만약 곰곰이 생각해 본 결과 아주 조금이라도 신체 접촉이 있었던 것 같다면, 차라리 재빨리 인정하고, 고의로 추행한 것이 아님을 주장하며 피해자와 합의를 보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성추행과 같은 성범죄는 그 특성상 피해자의 진술로 판결이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회식처럼 여러 사람이 있던 게 아니라면 더욱 그렇죠.
다시 강조하지만, 약간이라도 신체 접촉이 있었던 것 같다면 합의를 보는 편이 낫습니다. 피해자와의 합의가 성범죄 재판의 해법이기 때문입니다.
🙋🏻♀️ 나는 정말 결백하다면?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가벼운 신체 접촉조차 없었던 것 같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몇 번이고 생각해 봐도 정말로 억울하다면, 무죄를 주장함이 옳습니다. 다만 주의할 사항이 몇 가지 있는데요.
첫째, 성범죄는 최초 진술을 무겁게 봅니다. 즉, 처음으로 진술할 때 최대한 침착하고 정확하게 말해야 합니다. 최초 진술부터 일관성 있고 구체적으로 진술하지 않는다면, 향후 재판에서 승소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당연히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와 같은 표현은 절대 금물.
둘째, 냉철하게 증거를 확보해야 합니다. 물론 최초 진술 전에 증거 확보를 해서 가는 게 좋겠죠? 피해자와의 평소 관계는 어떠했는지, 성추행 사건이 일어나기 전후 어떤 상황이었는지, CCTV에 찍힌 모습은 있는지, 증인은 존재하는지 등을 살펴봐야 합니다.
📹 특히 CCTV를 유심히 봐야 합니다
특별히 주의 깊게 봐야 할 것은 바로 CCTV인데요. 확실한 장면이 찍히지 않았더라도, 정황상 성추행으로 인정할 만한 장면이 찍혔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피해자에게 가까이 접근하는 장면이 있거나 피해자에게 사과하는 듯한 모습이 있다면, 확실한 증거는 못 되더라도 ‘정황상’ 성추행을 했을 수도 있다는 증거가 되겠죠.
그러므로 자신이 정말 결백하다면 여러 경우의 수를 생각하며 차분히 증거를 확보해야 합니다. 더불어 변호사와 대동하여 구체적이고 일관적으로 최초 진술을 해야 합니다. 번복한 사람의 말은 수사기관에서 잘 믿어주지 않으므로, 신중하게 준비해서 가야 합니다.
약간이라도 신체 접촉이 있었다면 차라리 첫 번째 전략, 곧 피해자와의 합의에 몰두하는 게 좋습니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는 이유로 용서 받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즐거운 술자리는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 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범죄의 현장이 되기도 쉽습니다.
특히, “술 마시고 감경해 주는 게 과연 정의로운가?”라며 의문을 제기하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사회 분위기상 ‘음주 감경’이 어려운 실정입니다. 성범죄라면 더욱 그렇겠지요.
결국 자기 자신이 조심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설마 내가’라는 생각보다는 ‘혹시 나도’라는 생각으로 술자리에 임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