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강제추행, 무죄 받기 어려운 이유
By 엔케이 법률사무소
강제추행이 유난히 자주 발생하는 장소가 있습니다. 사람이 몰려 혼잡한 지하철 출퇴근길, 어른부터 아이까지 모두 찾는 놀이공원 등이 그렇죠.
그중에서도 ‘클럽’에서는 강제추행 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나곤 하는데요. 그런데 클럽에서의 강제추행은 ‘무죄’ 선고 받기가 힘들다는 사실. 혹시 알고 계셨나요?
가령 2019년의 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벌금형을 선고했습니다. 피의자로 지목된 A 씨는 2017년 10월 부산 한 클럽에서 지나가는 여성 B 씨의 신체를 만진 혐의로 재판을 받았습니다. 이 사건의 유일한 증거는 ‘갑자기 손이 들어와 만졌다’는 B 씨의 진술뿐이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진술’만으로 ‘무죄’가 ‘유죄’가 됐을까요? 클럽에서의 강제추행, 무죄 받기가 어려운 이유에 대해 알려 드리겠습니다.
📍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11조
성폭력처벌법 제11조에서는 ‘공중 밀집 장소에서의 추행’에 대해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대중교통수단이나 공연 및 집회 장소, 기타 여러 사람이 밀집한 장소에서 성추행을 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당연히 클럽 또한 여러 사람이 밀집한 장소이기 때문에 ‘공중 밀집 장소’라고 할 수 있죠. 이때, 법에서 정의한 ‘추행’에는 엉덩이나 가슴, 음부 등을 만지는 행위만으로 형법상 강제추행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이른바 ‘기습추행’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죠.
이처럼 공중이 밀집한 혼잡한 장소에서의 추행은 강제추행으로 인정하는 범위가 꽤 넓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강제 추행과 달리, 폭행이나 협박의 요소 없이도 추행이 성립하죠. 이 때문에 억울한 상황이 종종 발생하기도 합니다. 성적인 목적이 전혀 없었는데, 강제추행죄로 입건되는 경우입니다.
📹️ CCTV가 구원할 수 있을까?
어떤 분들은 ‘CCTV를 보면 되는 것 아니냐?’며 반문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클럽과 같은 공간에서는 해당 장면이 찍힌 CCTV 영상 자료를 확보하기가 무척 힘듭니다. 일단 복잡하고 시끄러우며, 신체가 접촉하는 순간이 찍힌 영상 자료는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혹은 운 좋게 그런 영상을 구했다 해도, 영상 자료만 갖고는 성적 목적이 있는지 없는지 식별할 수가 없죠. ‘성적인 의도’라는 건 결국 본인만 알고 있는 것이니까요. 결국 재판에서 중요한 건 ‘진술’이 됩니다.
🔹 피해자 진술 VS 피의자 진술
하지만 여기에 한 가지 맹점이 있습니다. 성추행과 관련한 재판에서는, 아무래도 피해자의 진술이 피의자의 진술보다 더 유리하다는 사실입니다.
만약 똑같이 확고한 진술을 하고 있다면, 피해자 진술의 증거력을 더 인정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즉, 피의자는 시작부터 불리한 조건이라는 뜻이죠.
앞서 말한 사례에서도, 재판부는 유죄 선고 사유를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피해 진술이 경험하지 않고는 허위로 지어내기 어려운 구체적인 정보를 담고 있으며 A 씨 위치나 옷 색깔·형태 등 피고인을 범인으로 지목한 경위도 일관돼 B 씨가 착오로 범인을 특정했다고 보기 어렵다.”
즉,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성이 있다는 이유로 피의자에게 유죄 선고를 내린 것입니다.
⚖️ 어떻게 해야 무죄를 끌어낼 수 있는가
그렇다면 클럽 등 밀집 장소에 성추행으로 고소당할 경우 어떻게 해야 무죄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요? 일단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일은 ‘최초 수사 진술’입니다.
해당 고소 건으로 수사기관에 방문할 경우, 조금 안일한 마음으로 가는 분이 계시는데요. 절대 그래선 안 됩니다. ‘최초 진술 = 마지막 진술’이라는 마음가짐을 갖고, 사건 경위와 당시 정황, 자신의 의도 등을 철저하게 준비해 가셔야 합니다.
피해자의 진술이 어느 정도 사실인 경우도 있습니다(성적 의도를 갖고 신체 접촉을 한 경우). 혹은, 사안에 따라선 피해자의 진술이 너무나 구체적이고 명확한 경우도 있죠. 이럴 때는 무혐의나 무죄를 주장하기보다 차라리 피해자와 합의를 보는 것도 좋은 전략입니다.
만약 성범죄 선고가 내려질 경우 벌금이나 징역 같은 처벌은 물론, (전자발찌를 포함해) ‘성범죄자’라는 낙인이 평생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정말 억울한 케이스라면 어쩔 수 없긴 하겠지만, 어쨌든 현실적으로 승소하기 어렵다면 최대한 피해자와 합의를 이끌어내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아무리 억울하고 자신의 행동에 떳떳하다 할 지라도,성범죄 사건에 미온하게 혹은 안일하게 대처한다면 처벌을 피하기 어렵습니다. 항상 ‘한 발 앞서서’ 생각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억울한 누명이나 오해로 가해자로 지목되었다면, 형사전문변호사를 찾아 대처 방법을 마련하시길 바랍니다.